祗摩紀(지마기)
十一年 正月 大公伊飡 艾水稟主
11년(AD169년) 1월, 大公(대공)을 伊飡(이찬)으로, 艾水(애수)를 稟主(품주)로 삼았다.
二月 大惠生上女 難之 上與醫頭臨之曰 “姊以吾故受苦 朕甚悶之” 惠曰 “是妾初有之大慶何辭小難乎” 乃名不避
2월, 大惠(대혜)가 상의 딸을 낳으면서 어려워하였다. 왕이 醫頭(의두)와 臨(임)하여 말하기를 “누나는 나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데, 짐이 심히 이를 걱정한다.” 라고 하였다. 大惠(대혜)가 말하기를 “이 妾(첩)이 처음 있는 큰 慶事(경사)가 어찌 작은 어려움을 하소연하겠습니까?” 라고 하였다. 이에 不避(불피)라고 이름지었다.
*辭(사) = 하소연하다.
三月 上謂果多黑齒曰 “聖人亦盜乎” 齒曰 “盜矣 其盜大而難見 王者亦盜乎曰 盜矣 其盜小而難見” 上曰 “何謂小乎” 曰 “王者天下之主 故慾無不行 而不及於小 故夢盜之也” 上曰 “善 吾於羊介然矣 先今之時 吾欲羊介而夢盜之 今尙夢之 王者尙如此 况庶人乎” 乃命放中外盜囚 齒曰 “徒放之 則習而助惡 臣請聚而育之” 乃名其村曰盜村 方言奴小馬路 以果多黑齒爲奴小馬路村主 於是盜窃乃息 仁賢之風復起
3월, 上(상)이 果多黑齒(과다흑치)에게 말하기를 “聖人(성인) 역시 도둑질합니까?” 黑齒(흑치)가 말하기를 “도둑질합니다. 그 도둑질은 커서 알아 보기 어렵습니다. 왕이란 사람도 역시 도둑질합니까? 라고 말하면, 도둑질합니다. 그 도둑질은 작아서 알아 보기 어렵습니다.” 上(상)이 말하기를 “어찌 작다고 말합니까?” 黑齒(흑치)가 말하기를 “왕은 천하의 주인인 까닭에 바라면 행해지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작은 것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꿈에서 도둑질합니다.” 上(상)이 말하기를 “옳습니다. 저는 羊介(양개)에게 그러하였습니다. 先今(선금, 파사이사금)의 때에, 저는 羊介(양개)를 욕심내어, 꿈에서 羊介(양개)를 훔쳤는데, 지금도 항상 그것을 꿈꿉니다. 왕이란 사람이 항상 이러한데, 하물며 庶人(서인)은 어떠하겠습니까?” 이에 中外(중외)의 盜囚(도인)들을 풀어줄 것을 명하였다. 黑齒(흑치)가 말하기를 “무리를 풀어주면 되풀이하여 나쁜 짓을 더하므로, 臣(신)이 거둘 것을 청하고, 이들을 가르치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에 그 村(촌)을 盜村(도촌)이라 이름하니, 方言(방언)으로 奴小馬路(노소마로)라고 하였다. 果多黑齒(과다흑치)를 奴小馬路(노소마로)의 村主(촌주)로 삼았다. 이에 盜窃(도절, 절도)이 곧 그치니, 仁賢(인현)의 風(풍)이 다시 일어났다.
*息 (10) 그치다. 멎음. 【通】熄.
[예문] 戰攻不息〈戰國策〉
七月 上聞勾利將侵扶余 謂角干昌永曰 “扶余乃吾兒之外祖 有脣齒之係 安可坐見” 乃發西北路精兵一萬 進至甘買坪 余王聞之 感謝曰 “吾婿有義 兩國賴安” 乃犒大享將卒而交歡 勾利竟不至 留一月而歸
7월, 상은 勾利(구리, 고구려)가 장차 扶余(부여, 百濟)를 침략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角干(각간) 昌永(창영)에게 말하기를 “扶余(부여, 百濟)는 곧 내 아들의 外祖(외조, 외할아버지)이니, 脣齒之係(순치지계)가 있는데, 어찌 앉아서 볼 수 있겠는가!” 라고 말하며, 이에 西北路(서북로) 精兵(정병) 1만명을 일으켜 나아가 甘買坪(감매평)에 이르렀다. 扶余王(부여왕)이 소식을 듣고 감사하며 말하기를 “나의 사위가 의리가 있구나. 兩國(양국)이 의지하여 안심이다” 라고 하였다. 이에 犒饋(호궤)하며 장졸들을 크게 접대하고 交歡(교환)하였다. 勾利(구리)는 결국 도달하지 못하고, 한 달을 머물다가 돌아갔다.
*犒饋(호궤)= 군사(軍士)들에게 음식(飮食)을 베풀어 위로(慰勞)함. 호군(犒軍). 호석(犒錫)
*交驩(교환)=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사귀어서 즐김. 즐김으로써 서로 사귐
*삼국사기 신라본기, 백제본기, 고구려본기에는 위의 기사가 없다. AD169년은 신대왕 5년.
*AD169년(신대왕 5년)에는 대가(大加) 우거(優居)와 주부(主簿) 연인(然人)을 파견하여 현도태수 공손도(公孫度)를 도와 부산적(富山賊)을 공격하였다고 한다.
十月 扶余召文遣使入朝 獻貢
10월, 扶余(부여, 百濟)와 召文(소문)이 사신을 보내, 入朝(입조)하여 공물을 바쳤다.
十二年 正月 彡胡伊飡 勿治稟主
12년(AD170년) 1월, 彡胡(삼호)를 伊飡(이찬)으로, 勿治(물치)를 稟主(품주)로 삼았다.
四月 大風 自東海突至 折木飛尾 以爲野賊大至 避遁者連野 翌宗等搜 其訛者示于民 禁止而不聽 至夜風靜而天晴 民心方安 是日 上在樓上 遙望 冥沙之中有一隊 扶護老弱 鎭民勿動 使人視之 乃盜村人也 召而問之 皆曰 “臣等犯法已重 不可保 有而賴聖德再生 願以已死之身 欲以死報 故不避水火也” 上歎曰 “人心本善 因其所遭 以爲惡也明矣” 爲其牧者 可不愼乎 命各賜酒 捀其少壯者 屬于兵官隸吏 老者待以老隸 命給肉米 乃詔于天下 曰 “夫以盜村之人 効死如此 况他赤子乎 朕德薄不廣被 不知爾等之疾苦 今置問民之吏 于中外 凡有憂若者 勿諱直言 如幼子之訴母可也” 六部聞之 大洽曰 “先神降臨 云爾”
4월 큰 바람이 동해로부터 갑자기 이르러 나무가 꺾이고 꼬리털이 날렸다. 이것을 野賊)들이 크게 이르렀다고 하여, 피하고 숨는 사람들이 들판으로 이어졌다. 翌宗) 등이 수색하여 그릇되었음을 백성들에게 보이고 금지시켰으나 (백성들이) 듣지 아니하였다. 밤이 되자 바람이 그치고 하늘이 개이자, 바야흐로 민심이 평안해졌다. 이날 왕이 망루에 올라, 멀리 바라보고 있으니, 冥沙)의 가운데에 한 무리가 노약자를 곁에서 보호하고 있었다. 백성들을 진압하여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아랫사람으로 하여 조사하게 하니, 곧 盜村)의 사람들이었다. (왕이) 불러 물어보니, 모두 말하기를 “신들은 이미 죄가 중하여 지킬 수 없습니다. (왕의) 성덕에 의지하여 다시 태어났으니, 이미 한번 죽은 몸 죽음으로 보답하기를 원합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물불도 가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한탄하며 말하기를 “사람의 본성은 비록 착하지만, 그 둘레에 있었던 이유로 악하게 되었음이 분명하다.”라고 하였다. 그 牧者)로 하여금 가부를 신중히 하도록 하였다. 각자에게 술을 주도록 명하고, 젊은 장정들은 뽑아서 병관과 隸吏)에 속하게 하고, 늙은이는 老隸)로 대우하도록 하였다. 고기와 쌀을 주도록 명하였다. 이에 천하에 조서를 내려 “사내가 盜村) 사람은 이와 같이 죽기를 본받아라. 하물며 다른 곳에서 온 백성들은 어떠하겠는가. 짐의 덕이 엷어 넓게 덮지 못하니 너희들의 질병과 고통을 알지 못한다. 지금 나라 안팎에 백성의 소리를 듣는 관리를 두니, 무릇 근심이 같은 것이 있는 자는 직언을 기피하지 말라. 어린 아이의 하소연과 어미(여자)도 이와 같이 가능하다.”라고 하였다. 6부 사람들이 그 소리를 듣고 흡족하여 말하기를 “先神)이 내려와 대면했다면 너와 같이 말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七月 大蝗傷穀 上與愛后三母 祭農神于南郊
7월, 大蝗(대황)이 곡식을 해쳤다. 상은 愛后(애후)와 三母(삼모)와 함께 南郊(남교)에서 農神(농신)에게 제사지냈다.
신라본기 파사이사금 11년,
十二月 理方大師白石奏曰 “三年不熟 今年最大饑 盜村之初不過三百人 民知王化而稍減 今年七月以後 盜村新加者已過千人 各地問民所所養盜民亦過千人 養民如養子 溺愛反有不好 請以輕罰施之” 上不許曰 “年兆在朕不德 民何罪乎” 乃自罰而訴天 京民聞而相戒 多有感泣者
12월, 理方大師(리방대사) 白石(백석)이 아뢰길 “3년동안 (곡식이) 익지 않아, 금년은 제일 많이 굶주립니다. 처음에 盜村(도촌)은 300명이 넘지 않았는데, 백성들이 임금님의 德化(덕화)를 알아서 점점 줄어들었으나, 금년 7월 이후로 盜村(도촌)에 새로 늘어난 자가 이미 1000명을 넘었으며, 각지의 問民所(문민소)가 盜民(도민)들을 부양하는 것이 또한 1000명을 넘었습니다. 백성들을 부양하는 것은 아들을 부양하는 것과 같습니다. 지나친 사랑은 오히려 좋지 않습니다. 가벼운 벌을 내려주시기를 청합니다.” 라고 하였다. 상은 허락하지 않으며 말하기를 “올해의 조짐은 짐의 不德(부덕)에 있다. 백성들이 무슨 죄인가?” 라고 하였다. 이에 스스로에게 벌을 내리기를 하늘에 하소연하였다. 서울의 백성들이 듣고 서로 주의하였고, 감동하여 우는 자가 많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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